한평생 딸로서만 살아오던 내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엄마라는 역할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아직도 그날 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생리할 시기에 생리를 하지 않고
가슴은 빵빵하게 부풀러 통증이 느껴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샀던 임테기에서
흐릿한듯한 2줄이 나왔을 때
그토록 기다려왔던 순간이라
뛸 듯이 기쁠 줄 알았지만
혹시나 아니면 실망스러운 마음이 클까 봐
애써 태연하게 병원 예약을 잡았다.
아침 일찍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하였고
주수가 얼마 되지 않아 질 초음파로 확인하니
검은 배경화면에 불규칙한 동그라미 모양 하나
그게 처음 본 아기집의 형상이었다.
그제서야 주변에 기쁜 소식을 알렸고
한 달에 한 번 가는 검진 일이 너무도 기다려졌다.
막달로 다가갈수록 뱃속에서 힘차게 움직이며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는 태아의 모습에
뿌듯해하며 출산할 때의 고통에 대한
걱정은 싹 잊어버린 채 분만일만 기다리고 있었다.
꼬박 열 달을 동고동락하며 뱃속에서 품은 내 아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
유도 분만의 과정은 너무도 험난하고
상상만으로도 다시 겪고 싶지 않을 만큼
치가 떨리게 눈물 나고 아프지만
지금 내 품에서 곤히 잠은 이 아이를
다음 생에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 고통들 다 안고서 또 한 번 낳을 것이다.
다음 생에도 내 딸이 되어줄래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내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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