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어린이집을 다닌지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워낙 활동량이 많고 자는 시간 빼고는
누워있는 걸 싫어하다 보니 어린이집에서
과연 낮잠을 잘 잘 수 있을지가
너무나도 큰 걱정이었다.

오죽하면 상담하는 내내 낮잠을 안자면 어찌하는지
그 시간대가 선생님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일을
처리하는 시간으로 알고 있는데  괜히 안 자는
우리 애가 미워서 해코지하면 어쩌나 싶어서
더더욱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래서 처음 등원하던 날부터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빼먹지 않고 매일 같이 하는 일이 있다.
등원시간인 9시 되기 1시간 전에 나와서
놀이터든 공원이든 한바탕
아이의 에너지를 빼놓는 것이다.

아무리 어린이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더라도
밖에서 내내 놀게 할 순 없을 것이며
아이도 워낙 노는걸 좋아하니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그 덕분에 아침 기상시간이 빨라졌지만 나름
규칙적인 생활 패턴도 생기고 아침도
든든하게 먹고 나가니 아직 해가 어수룩하게
뜬 이른 아침에 매일매일 신나게 등원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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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어린이집 적응 기간 2주 차가 되었다.

1주 차 때와 다르게 1시간 30분이 더 늘어나서
점심까지 먹고 하원하게 되었다.

사실 아침 간식에 점심까지 먹고 오면 조금은
편할까 싶었는데 하원하고 내 얼굴을 보면
바로 하는 말이 '배고프다 뭐 먹을 거 없나'
소리다.

걱정이 많이 되고 왜 그럴까 찾아보니까
대체로 집에서 먹는 양보다 적을뿐더러 상대적인
활동량이 많아서 배고픔을 많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이 많이 좋지는 않았지만 안 먹는 아이를 억지로
붙잡고 먹이는 것보다 낫겠지 싶어서 오늘도 난 하원하면
바로 먹을 수 있게 도시락과 간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어린이집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배고픈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너무나도 잘 적응해 주고 있었다.

어쩌면 적응 기간이라는 게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적응 기간도 내포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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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첫 등원을 시작으로 엄마도 아이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해 만들어진
어린이집 적응 기간이 시작되었다.

첫날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늦으면 안 된다는 마음에 아이와 조금 일찍 도착한
어린이집의 첫 풍경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따사로운 햇볕이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아이와 손을 잡고 새로운 반에 들어갔는데 곧잘
나에게서 떨어져 새 공간을 적응해 나가는 듯 보였다. 

그걸 본 선생님께서 조심스럽게 아이가 엄마랑
같이 있다 보면 선생님과의 애착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우니 아이에게 얘기를 잘 해서
몇 시에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자리를 비워보시라고 하였다.  

어린이집에서 준 100페이지 넘는 운영계획서에
적힌 과정에 3월 4일 첫 등교에서 부모와의 분리를 한다는 걸
미리 습득하고 갔기에 당황스럽진 않았지만 마음의 준비가 안된 채로
아이에게 조근조근 11시에 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반을 나왔다.

갑작스럽게 생긴 자유 시간이었지만 혹여 무슨
돌발 상황이 생겨 어린이집으로 부리나케 달려가야
할 수도 있었기에 근처 북 카페에서 대기하게 되었다.

육아 관련 코너가 있어 거기서 책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3월임에도 불구하고 바깥 날씨가 많이 추워
내복에 상하복까지 꽁꽁 싸매서 갔더니
2시간 뒤 만난 아이의 얼굴은
어린이집의 뜨뜻한 보일러에 많이 발그레해져 있었다.

아이는 즐거웠는지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줄줄이 읊었고
난 귀를 쫑긋한 채로  열심히 경청하였다.

'어떤 남자아이가 앞을 밀어서 넘어졌어 아프진 않았어'
'선생님이 비타민 하나, 둘, 세 개 주셨어'

등등 2시간 동안 무슨 일이 그리도 많았는지
쉴 새 없이 종알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무사히 첫째 날의 하루가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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