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후조리는 보통의 산모들과는 달랐다.
조동을 만들 수 있다는 산후조리원도
보건소에서 비용지원이 되는
산후 도우미도 부르지 않은 채
남편과 나, 아이 셋이서
새로 이사한 집에 성큼 발을 디뎠다.
남들이 들으면 기겁할 이야기지만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계기에는
나의 성향이 매우 컸다.
흔히들 mbti 검사가 유행할 때 전형적으로
맨 왼쪽이 i로 시작되는 그런 성향 말이다.
주변에서 뭐라 하는 말들도 많았지만
우리 집의 특성상
재택근무하는 남편이 있었고
낯선 사람이 나의 영역에 들어와서
내 집안 살림을 만지는 것도
그렇다고 산후조리원에 가서
내 애가 다른 사람 손을 타는 것도
모두 나에겐 불편하고 껄끄러운 일이었다.
신생아 때는 엄마 아빠를 구분하지
못한다고들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기라고 생각이 들었고
태어난 순간부터
많이 안아주고 많이 사랑해주면
조금이라도 더 애착형성이 잘되지
않을까 싶은 나의 욕심 또한 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기 띠를 한 채
내 품에 안겨 자고 있는 작고 소중한 내 새끼
숨은 잘 쉬고 있는지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말은 통하지 않아도
나를 온전하게 의지하며
온기를 나눠주는 것만으로
육아의 스트레스가 다 녹아내려 버린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산후조리가 꼭 필요한가에 대해
누군가가 묻는다면
병원에서 2박 3일(자연분만 기준)의 시간 동안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란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나에 한정한 이야기일 뿐이다.
물론 이런 선택을 함으로써
걱정이 되신 부모님께서
한약을 한사발 지어주시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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