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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이와 함께 집 문턱을 넘었던 게 생생하다.

두툼한 겉싸개에 쌓여있던 아이는
너무 작아
바스러질 것만 같았고
품에 안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집에 와 침대에 눕혔더니 차 안에서
얌전히 곤히 자던
모습은 어디 가고
세상 떠나가라 울기 시작하였다.


부모님이 아이가 입을 뻐끔뻐끔하는 걸
보니
배가 고픈 거 같다 하여
부랴부랴 부엌으로 향하였다.


분유통을 새로 뜯으며 몇 스푼을
넣어야 하는지
몇 미리를 넣어야 하는지
젖병도 분유 포트도
미리 준비해놨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울음소리에

머릿속이 새하얘져 어쩔 줄 몰라 헤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차근차근 분유통에
설명돼있는 대로
분유를 타서
아이 입에 조심스럽게 물려주니


언제 대성통곡했냐는 듯이
열심히 물고 빨기 시작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서
부족한 것을 충족하려고 한다고 한다.

특히나 신생아의 경우에는
먹는 것, 자는 것, 배변하는 것

이 3가지만 잘 체크하고
바로바로 충족시켜줘도

크게 달래지지 않는
울음은 없다고 생각한다.


뭐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알고 있어도
막상 내 눈앞에 닥쳐오면 당황스러운 마음에
어찌할 줄 모르지만 말이다.

아직도 아이와 함께했던
첫날밤의 기억이 생생하다.


무지했던 초보 엄마 아빠인 우리는
겨울이라
집이 추워 아이가 감기 걸릴까 싶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보일러를 뜨뜻하게 틀고
아이를 재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는 무언가 불편한지 울기 시작했고

기저귀를 갈아줘도 보고,
분유를 타줘도 보고,
안고 어허둥둥도 해보았는데

안고 있으면 울음을 그치다가
침대에 내려놓는 순간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중
땀이 삐질삐질
나는 걸 보고 옷을 벗겨보니

등에 벌겋게 땀띠인지 태열인지 올라와 있고

그로 인해 침대에 눕히면 등이 닿아 울고
안아올리면 등이 닿지 않아
그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 남편과 나는 신생아가 우는 이유에 대해
엄마들의 다양한 경험담과 전문가의 글들을 찾아보았고 차츰차츰 아이가 3시간씩
곤히 잠드는 시간이 많아졌다.


남편과 내가 육아 별거 아니네라며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도
그때 잠시였던 거 같다.

그 말을 후회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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